2014년 3월 26일 수요일

태극권 수련기를 간만에 적어 봅니다.

정말 인간이 가장 센치해지는 새벽 2시이기 때문인가.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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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수련기를 쓰게 되네요.

'수련기'라는 거 원래는 매일매일 일기형식으로 남기고, 반성하고, 돌아보고 해야 도움이 되는 건데 말이죠. 하하하.


저는 가끔씩 태극권 관련한 꿈을 꿉니다.

태극권을 열심히 수련한 끝에 몸이 변하는 꿈입니다. 키도 크고, 어꺠도 넓어지고, 근육도 붙고...

역시 꿈은 욕망을 해소하는 곳인가봐요.

아무래도 태극권을 시작하면서 그 동안 얼마나 몸에게 미안한 짓거리를 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후회죠.

한창 육체적인 틀이 잡혀가는 2차 성징, 사춘기 때 정말 막 살았었습니다.

새벽에 잠들고, 먹는 건 부실하고, 책상에선 바른 자세로 있어 본 적이 없죠. 눈도 안경 쓰고 싶어서 일부러 혹사시키기도 했고.

지금 생각하면 미련하게 왜 그랬을까? 생각하지만... 아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그러고 있을 꺼 같네요. 슬프게도. 하하.


이런 후회때문인지 가끔 생각에 잠기기도 합니다. 생각으로 구시렁 구시렁 대는 거죠.

태극은 우주만물생성원리, 진리, 법칙 등을 표현하는데...

그런 법칙에 어긋난 사춘기 시절의 행동들은 왜 불편하지 않았을까? 법칙에 어긋나면 힘들고 불편해야 하는 거 아닌가?

법칙에 어긋난 행동들이 힘들었다면... 아마 법칙에 맞게 행동했을텐데. 이 모양,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본성에 맞게 너무 부정적인 글을 썼네요.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투정일 뿐이죠. 하하하.

지금에서 드는 생각은 '<이것은 옳고, 이것은 그르다.>는 흑백논리식의 진리 접근법은 잘못 되었다.' 입니다.

진리(혹은 태극)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상당히 넓은 개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리게 생각했던 이거해라, 저거해라 등의 자잘한 규칙정도가 아닌 거죠.

모든 생명이 다르듯이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는 겁니다. 단, 다른 것은 다른 결과를 낳을 뿐이죠.


사람이 가장 감수성에 젖어드는 새벽 2시가 다가오니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어지네요. '결국 내 탓이오.'라는 말인데. 하하하.

<상실의 시대(원제:노르웨이의 숲)>란 책에 소위 말하는 엄친아스러운 선배가 나옵니다.

그 선배는 작가가 죽은지 30년이 된 책만 읽습니다. 작가가 죽은 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되고, 뛰어나면 살아남는다는 거죠.

이 대목을 읽을 때 번쩍!했습니다. 무언가를 고르는 데에 내 시간을 덜 소비해도 되겠구나 싶었죠.

그런 의미에서 태극권은 정말 검증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체 몇 년을 살아남으며 변화한 건지!! 대단합니다.


음... 그런 고로, 올바른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검증된 무술인 태극권, 팔극권을 관장님께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뭔가 흔하고, 시시하고, 재미없는, 그러나 불변인 결론이네요. 아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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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낯 부끄러워 이런 거 잘 안쓰는데... 왜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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